고려대학교 미술교육전공 조은솔 선생님.
연합뉴스 2020-05-25 오예진 기자
(https://www.yna.co.kr/view/AKR20200319176000501?input=1195m)
[혼돈의 학교]③ "학교폭력 무조건 참으라는 학교 답 없더라“
박소영(20·가명) 씨도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고등학교 2학년 말인 지난 2017년 12월 스스로 학교에서 뛰쳐나왔다. 자퇴란 학생 자신의 결정이지만 박 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자퇴를 강요당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한 사연을 풀어 놓았다. 결정적인 자퇴 계기는 고교 입학 후 처음 사귄 친구의 돌발 행동이었다. 박씨는 2학년 때 반이 나뉘게 됐는데 어느 날 친구가 갑자기 찾아와 다짜고짜 책상을 치면서 죽여버리겠다며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씨는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주저앉았다. 친구들이 부축해 보건실에 갔지만 보건 선생님은 나를 상담실로 보냈고, 상담실에서는 상태가 이 정도면 보건실에 가라고 떠넘기는 듯했다"고 말했다.
친구의 위협은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다. 그런데 학교는 도움을 주기는커녕 무조건적인 양보를 강요했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그는 "상담 선생님은 '그 아이가 힘드니 네가 이해를 해야 한다'면서 화해를 종용하고 억지로 손잡고 포옹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가해자의 사정을 딱히 듣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 자리가)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 그때 학교에 정이 떨어졌다.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담임 선생님도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서 "가해 학생도 힘드니 무조건 참으라"고 했고, 그런 선생님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만 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한동안 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결국 자퇴했다.
박씨는 자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더 일찍 자퇴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면서 억지로 버티고 그 시간을 허비했나 싶다. 자퇴 시기가 늦춰지면서 검정고시와 수능 시험이 늦어진 것도 안타깝다"라고도 했다. 학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박씨는 "학교가 본연의 기능 중 5% 정도밖에 못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녔던 학교는 좋은 선생님들이 본인의 역할을 99% 하려고 해도 학교 시스템상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학교는 사회화 기관이라고 하는데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나를 억눌러야 하는 분위기가 너무 강했다. 정말 학생을 위한 기관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
위의 기사를 보면 피해학생이 상당한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는데도, 학교의 선생님들은 가해자 위주로 학교폭력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며, 일을 크게 벌이지 않고 해결하려 피해학생에게만 참고 견디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문제를 해결해줘야 할 교사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회피하는 모습에서 실망을 많이 하였다. 폭행이나 왕따 사건이 일어나면 학교나 교사는 사건 자체를 덮으려하거나 폭행과 따돌림의 실태를 파헤쳐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양쪽 부모를 불러 수습하는 체하며 어물쩍 넘기려 하는 게 대부분이다. 학교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가장 중심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사건 발생 시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할 위치에 있다. 특히 지난시간에 배웠다시피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사안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책임자가 학교의 장이다. 강의를 들으면서도 느낀 점이지만, 우리나라는 학교폭력에 대한 전반적인 조치가 학교장에게 일임되어 있는 체계이다. 하지만 가해학생에 대한 출석정지 조치 등의 피해자를 위한 긴급조치를 시행해야 할 학교의 장이 학교폭력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등 사태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학교폭력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학교현장의 위계적인 분위기는 때로 담임교사나 상담교사가 사건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여도, 학교장은 학교폭력 문제를 무조건 덮으려하며, 일을 크게 키우지 말라며 교사들의 손발을 묶어놓으려 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어도 학교장의 명령 앞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위의 기사에 나왔다시피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그대로 놔두고 사태 해결을 회피하려하기 때문에 피해 학생의 신원만 노출시키고 피해 학생이 오히려 고자질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쓴 채 학교를 떠나야 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 소중한 아이들을 길러내는 학교라는 곳이 이런 곳이면 그 아이들이 발전시켜 나가야 할 우리나라의 미래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피해 학생의 보호와 치료 및 가해 학생 지도에 교사만이 아니라 학교장의 적극적인 해결, 경찰, 정신과전문의, 상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종합 대책팀을 꾸리고 가해 학생의 경우 그 부모에 대한 대책과 처방도 함께 내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당장 어려움에 몰린 학생이 두려움 없이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환경과, 해결방안이 적극적으로 형성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쳐본다.